역사적인 사진 뒷이야기 (81) 납치된 ‘납치예방 전문가’

아래의 FBI전단은 2008년 12월 10일에 멕시코 살티요에서 납치된 펠릭스 바티스타(Felix Battista)라는 인물을 찾고 있다.

 

아래의 FBI전단은 2008년 12월 10일에 멕시코 살티요에서 납치된 펠릭스 바티스타(Felix Battista)라는 인물을 찾고 있다. 1


실종 당시 55세였던 펠릭스는 쿠바계 미군출신으로 100건에 가까운 납치사건에 개입해 납치범과의 협상을 성공시킨 보안회사의 전문가로 재직 중이었다. 즉 수많은 강연과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던 그가 납치되었다는 것은 우스꽝스럽고 모순적인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납치사건의 전말


2008년 12월 10일, 펠릭스 바티스타는 텍사스 국경에서 남쪽으로 3시간 정도 떨어진 살티요의 식당에서 동료 3명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살티요는 미국 기업인 GM과 크라이슬러의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지역경제가 크게 성장했고, 이로 인해 중산층이 증가하자 사람들을 납치하고 몸값을 요구하는 범죄가 들끓고 있었다.

 

아래의 FBI전단은 2008년 12월 10일에 멕시코 살티요에서 납치된 펠릭스 바티스타(Felix Battista)라는 인물을 찾고 있다. 3
▲ 펠릭스 바티스타와 아내


보안회사에 소속된 전문가였던 펠릭스가 살티요에 들락거린 것도 신흥범죄와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그는 미국 시민권자였지만 쿠바 출생으로 유창한 스페인어를 구사하고 있었기에 멕시코에서의 납치예방 강연과 현지 납치범과의 몸값 협상에는 제격인 인물이었다.

 

식사를 하던 중, 펠릭스가 가지고 있던 두대의 휴대전화 중 한대가 갑자기 울렸는데 발신자는 그의 친구였다. 전화를 받은 펠릭스의 낯빛은 어둡게 변했다. 친구가 악명 높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로스제타스(Los Zetas)’에 납치된 상황이었던 것이다.

 

아래의 FBI전단은 2008년 12월 10일에 멕시코 살티요에서 납치된 펠릭스 바티스타(Felix Battista)라는 인물을 찾고 있다. 5
▲ 납치사업(?)도 벌인 마약카르텔 ‘로스 제타스(Los Zetas)’

 

그는 동료들에게 노트북과 가방, 개인 휴대폰을 넘겨주며 “내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으면 이 핸드폰으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주게“라고 부탁했다.

 

오후 7시가 넘자 도로경계석에 30분 넘게 앉아있던 펠릭스에게 두대의 차량이 다가왔고, 차에서 내린 한 남자가 펠릭스를 데리고 다시 차에 탑승했다. 그리고 한 시간 후 친구는 석방되었지만 펠릭스 바티스타는 영영 사라졌다.

아래의 FBI전단은 2008년 12월 10일에 멕시코 살티요에서 납치된 펠릭스 바티스타(Felix Battista)라는 인물을 찾고 있다. 7
▲ 당시 보도: ‘멕시코에서 납치된 최고의 납치협상가’


즉 펠릭스 바티스타는 납치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가 안일하게 행동하다 납치되며 ‘실패한 전문가’가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납치된 친구의 목숨을 구해내며 최후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셈이었다.

 

한 달 후, 미국 관리들은 납치된 펠릭스가 며칠 후에 살해되고 증거인멸을 위해 시신은 불태워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로스제타스 측은 그를 아마도 잠입한 FBI 수사관이나 언론사 기자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FBI전단은 2008년 12월 10일에 멕시코 살티요에서 납치된 펠릭스 바티스타(Felix Battista)라는 인물을 찾고 있다. 9
▲ 납치범들에게 석방을 호소하던 펠릭스 바티스타의 아내


펠릭스 바티스타는 평소 지인들에게 자신의 일이 ‘야만과 싸우는 것‘이라고 얘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4년이 지난 지금, 그가 돌아올 확률은 거의 없겠지만 야만적인 범죄와 싸운 그의 노력이 우스꽝스러운 사건으로 폄하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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