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전라남도 광주 오일장의 풍경
현대에는 상시 열리는 시장과 대형마트 때문에 전통적인 오일장은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과거 장날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한 시대에 정기적으로 열리는 축제와 같았다.
아래의 사진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직전인 1948년 5월 중순에 전라남도 광주에서 열린 오일장의 풍경을 담고 있다.
▲ 1948년 5월, 전라남도 광주지역의 번화가에서 열린 오일장에 상인과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광주 지역에는 이와 같이 5일에 한 번씩 열리는 오일장이 장소를 달리하여 열렸다.
▲ 대로변에 있는 전남서적주식회사(全南書籍株式會社) 제8판매소(第八販賣所)와 손님을 기다리는 직원. 입구 여기저기에는 상록수, 임꺽정(林巨正), 백범일지 등 판매 중인 도서를 찾기 쉽게 종이에 적어 붙여놓고 있다.
▲ 고무신이 진열된 노점에서 함께 팔고 있는 대나무 바구니를 구경하는 여성들. 먹자골목처럼 고무신을 파는 상인들이 모여서 고무신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 오일장에 물건을 지게로 지고와 판매한 뒤 돌아가는 농민들.
▲ 의약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을 판매하는 노인. 망건과 옷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아 뒤에 보이는 약재 상점의 주인이 장날을 맞아 좌판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 말린 고추와 무 등 직접 재배한 채소를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노점상 아낙네들.
▲ 광주에서 열린 오일장에서 담뱃대를 든 노인이 여러 가지 말린 나물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대에는 홉(合), 되(升) 단위로 양을 측정하는 상자가 놓여있다.
▲ 굴비를 판매하는 건어물 상점. 광주는 지리적으로 내륙에 있고 당시는 냉장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있지 않던 시기라 생물보다는 건어물을 주로 판매하는 모습이다.
▲ 현대의 다이소처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대덕상회. 도자기로 만든 요강을 비롯해 다양한 재질의 식기들과 철물이 보인다.
농업이 주를 이루었던 과거에는 일주일이라는 개념이 희박했고, 장날이 곧 휴일과 다름없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상점이나 광장 주변에는 오일장이 형성되었고, 이날 장터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뿐만 아니라 씨름판이나 놀이판이 열리는가 하면 정보를 교환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소통의 장으로도 기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