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좁은 강, 화이라이강(耗来河)
‘세계에서 강폭이 가장 넓은 강’은 남미대륙 동남쪽에 위치한 라플라타 강(Río de la Plata)으로 파라나 강(Río Paraná)과 우루과이 강(Río Uruguay)이 합류하는 곳에 형성된다.
위치와 염분 함량으로 인해 라플라타 강을 만(Gulf)이나 하구역(Estuary)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폭이 넓은 강으로 칭하는데, 그 넓이는 가장 좁은 지점이 48km이고 대서양과 합류하는 지점에서는 무려 220km에 달한다.
▲ 라플라타 강의 위치와 위성사진
그렇다면 ‘세계에서 강폭이 가장 좁은 강’은 어디일까.
중국 내몽골(内蒙古) 자치구 남동부의 츠펑(赤峰)시 커스커텅기(克什克腾旗)의 궁거얼초원(贡格尔草原)을 흐르는 화이라이강(耗来河)은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좁은 강’으로 간주되고 있다.
▲ 몽골어로 Haolai 강으로 불리는데 ‘Haolai’는 목구멍을 뜻한다.
화이라이 강의 평균 폭은 15cm(15미터가 아니다)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4cm까지 좁아진다. 이 정도면 청계천보다도 초라해서 강이라고 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화이라이강은 강의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
▲ 좁은 강이지만 잉어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연중 일정한 흐름을 보이며, 뱀처럼 구불구불한 특정 유역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고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며, 범람원(하천 주변의 평탄하고 낮은 지형)을 가지고 있고, 길이 17km의 연장은 강의 특성을 모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 화이라이강의 수심은 평균 50cm로 광활한 한강의 평균 수심이 6~7m인 것에 비하면 ‘세계에서 가장 좁은 강’치고는 생각보다 깊다.
▲ 화이라이강은 1만년 전에 발원한 젊은 강이다.
이 강이 얼마나 좁은 지를 알려주는 재미있는 별명도 있다.
화이라이강은 ‘쾌자하’ 또는 ‘서교하’라고도 불린다. 쾌자하(筷子河)는 젓가락(筷)을 놓아도 다리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좁다는 의미이다. 서교하(书桥河)는 ‘책 다리(书桥) 강’이라는 뜻으로, 한 소년이 학교를 다녀오는 길에 화이라이강을 뛰어넘다가 가방 속의 책을 떨어뜨렸는데 책이 물속으로 빠지지 않고 그대로 놓여 다리처럼 되었다는데서 유래한다.
▲ 한번에 건너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폭
현재 츠펑시 측은 화이라이강을 세계에서 가장 좁은 강으로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최근 5년 사이에 이 지역에 가뭄이 이어지고 있고, 종종 발원지인 호수에서 화이라이강으로 잉어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원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면서 강의 흐름이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네스북 등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화이라이강은 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세계에서 유역면적이 가장 넓은 강’은 아마존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