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에서 행해진 ‘공포의 대포 처형’
페르시아(현재의 이란) 카자르 왕조의 가장 끔찍한 형벌 중 하나는 사형수를 대포로 처형하는 것이었다.
‘대포 처형(blowing the canon)’은 복잡할 것 없이 말 그대로 흉악한 범죄자나 반란군들을 대포의 포구 앞에 세운 다음 팔을 바짝 당겨 바퀴에 묶어놓고 그대로 발사하는 방식이었다.
이 형벌을 받는 사형수는 보통 등의 윗부분이 포구에 닿게 되는데(마주 보게 하는 경우도 있다), 대포가 발사되면 그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포탄이 발사되는 순간, 사형수의 머리는 10~15m 이상 수직으로 날아오르고 사지는 분리되며 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페르시아의 대포처형
대포 처형의 시작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대포의 발명과 그 궤를 함께 했음이 유력하다. 기록상으로 알려진 바로는 16세기부터 존재했던 무굴제국의 주된 처형방식이었고, 포르투갈도 실론 왕국(스리랑카)에서 아프리카의 모잠비크까지 자국의 식민지에서 원주민들을 상대로 애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대포 처형은 영국의 식민제국이었던 인도 제국(British Raj / Indian Empire)에서였다. 1857년 세포이 항쟁을 진압한 영국인들은 반란군들은 물론 탈영한 원주민 군인들을 처형하는데 이 방식을 사용했다.
▲ 영국령 인도의 대포처형을 묘사한 그림 | Vasily Vereshchagin(1890)
사지를 찢어버린다는 점에서는 조선시대에 행해졌던 ‘거열형(車裂刑)’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아래 사진)
▲ MBC 해를 품은 달 | KBS 공주의 남자
일각에서는 말이나 소로 끌어당겨 극심한 고통을 안기는 거열형에 비해 대포 처형은 순식간에 끝나는 만큼 ‘인간적(?)인 것이 아니냐’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시신을 훼손하고 사방에 흩어지게 만드는 것은 당하는 사람에게도 끔찍하지만 보는 이에게는 지옥과 같은 공포였다. 인도 대륙의 주된 종교였던 무슬림과 힌두교도들의 장례식에서 시신의 상태는 매우 중요했기에 이를 무산시켜버리는 처형방식은 공포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
▲ 온몸이 분리되는 대포 처형
엄청난 화염과 함께 폭파된 사람의 몸은 공중으로 솟구친 다음 시뻘건 핏방울을 머금고 사방으로 유성처럼 쏟아졌다. 그리고 이를 하루 종일 거리에 방치함으로써 사형수보다 피지배층 주민들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던 것이다.
이런 대포 처형이 가장 오래 남아있었던 곳은 1930년 초의 아프가니스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포구 앞에 묶지만 않았을 뿐 북한은 최근까지도 고사포로 사람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는 비인간적인 공포정치를 펼치며 세계를 경악하게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