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목재 야적장의 정체
2005년 1월 8일, 강력한 사이클론 ‘구드룬(Gudrun)’이 스웨덴을 덮쳤다.
165km/h의 순간풍속과 126km/h의 지속적인 강풍은 카테고리 1등급 허리케인과 같은 강도를 보이며 엄청난 피해가 우려되었는데, 예상대로 스웨덴에서만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약 415,000가구가 정전되고 통신이 두절되는 등 스웨덴 역사상 가장 큰 자연재해라는 기록을 안겨주었다.
▲ 사이클론 ‘구드룬(Gudrun)’ 위성사진
그런데 구드룬이 지나간 후 스웨덴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목재를 보유한 국가가 되었는데 어떻게 된 것일까.
▲ 스웨덴 남부고원의 숲
바로 사이클론이 스웨덴 남서부의 숲을 쓸고 지나가면서 75,000,000㎥에 달하는 나무들이 부러지거나 쓰러진 것.
스웨덴 정부는 한두 그루도 아닌 나무들이 숲에서 썩는 것을 방지하고, 새로운 나무들의 생장을 촉진하기 위해 모두 목재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를 저장할 곳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 비행장 활주로에 쌓인 목재
마침 스웨덴 남부 바이홀마(Byholma)에 폐쇄된 비행장이 있었고, 이곳에 목재를 높이 13m, 길이 2km로 적재하면서 세계 최대의 목재 야적장이 탄생하게 되었다.
▲ 세계 최대의 ‘바이홀마 목재야적장’
한편 구드룬은 스웨덴의 정치지형도 변화시켰다.
자연현상을 인간이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실한 위기대응으로 역사상 가장 큰 재산피해를 기록하면서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한 것. 스웨덴 사회민주노동자당(S/SAP)은 1914년 이후 최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집권여당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