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2023-08-11 @14:24
산월이라는 이름이 화류계에 적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주산월(朱山月)」이라 하면 기생계에 한 색깔을 더한 인물이라. 본래는 평양부 태생으로 여덟 살부터 기생학교에 입학하여 가무음곡(歌舞音曲)을 배우며 여가에 항상 유의하는 것은 석화(席畫)뿐이라.
▲ 주산월 『노안도』 【매일신보 1913.05.25】
석화 중에도 매난국죽(梅蘭菊竹)과 노안(蘆雁)등이 제일 특장(特長)이더라. 붓대를 잡고 반쯤 고개를 숙여 힘들이지 않고 왕래하는 붓끝에는 구름이 날아오르는 듯 삽시간에 한 폭 명화를 지어내니 가히 천재라 일컬을지라.
▲ 주산월 『묵죽』 【매일신보 1913.05.29】
얼굴은 풍후(豊厚)하고 태도는 단아하며 성질은 온순하다. 겸하여 가야금, 양금, 남무(男舞), 입무 등과 평양에서 유명한 수심가까지. 잘하고 못하는 것은 더 이상 물을 것도 아니로다.
대정(大正) 원년(1912년) 5월경에 뜻이 있어 경성으로 올라오니 그때 나이 19세라.
그런데 경성에 있는 기생들이 모두 사나이를 데리고 있는 것이 눈에 거슬려 항상 이를 개선하는 것에 관심을 두니 화류계에서는 주제넘는다는 비평을 들었더라.
![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2] 주산월(朱山月, 기생) 6 석화 중에도 매난국죽(梅蘭菊竹)과 노안(蘆雁)등이 제일 특장(特長)이더라. 붓대를 잡고 반쯤 고개를 숙여 힘들이지 않고 왕래하는 붓끝에는 구름이 날아오르는 듯 삽시간에 한 폭 명화를 지어내니 가히 천재라 일컬을지라. 5](https://i0.wp.com/earthwow.org/wp-content/uploads/2020/10/%EC%A3%BC%EC%82%B0%EC%9B%94%EC%A3%BC%EC%98%A5%EA%B2%BD.webp?resize=600%2C339&ssl=1)
“저는 본래 어려서부터 기생으로 나왔던 까닭으로 이왕 기생 노릇을 하는 바에는 한번 나쁜 관습을 개선을 해 볼까 하고 무부기(無夫妓) 조합을 창설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남의 반대도 많았지만 지금에는 간신히 차서(次序)가 잡히니 이제는 뿌리가 박히게 된 모양이올시다. 아무쪼록 여러분께서도 우리 무부기 조합을 찬성하여 주시오.”
하는 입모습에는 애교가 가득하고 간간히 금니도 반짝반짝.
【每日申報. 藝壇一百人(二).쥬산월 1914.01.29.】
– 석화(席畫): 주문을 받아 그 자리에서 그리는 그림. 단어 그대로 ‘앉은자리 그림’이라고 불렀다.
– 노안(蘆雁): 갈대밭에 내려앉은 기러기
– 특장(特長): 특별히 뛰어난 장점
– 풍후(豊厚): 얼굴이 살쪄서 두툼함
– 남무(男舞): 기생이 쪽빛 창의를 입고 남자로 분장하여 추던 춤
– 무부기(無夫妓): 정해진 기둥서방이 없는 기생
– 차서(次序): 순서대로 일을 벌이는 관계. 가닥이 잡히다.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