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10,000km 논스톱 장거리 비행
세계 최초의 비행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가 라이트 플라이어(Wright Flyer)를 타고 비행에 성공한다. 동생 오빌이 기록한 12초 동안 39m를 날아간 것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비행이었다.
이 기록은 형 윌버가 곧바로 59초 동안 279m를 날며 갱신되었다. 이후 비행기 기술의 발전과 함께 논스톱 장거리 비행거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 복원된 라이트 플라이어
※ 한편, 독일의 구스타프 화이트헤드(Gustave Whitehead)의 ‘콘도르 제21호’가 라이트 형제보다 2년 앞선 1901년 8월 14일에 세계 최초의 비행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증거자료의 부실로 인해 논란이 있다. 이날 그가 세운 기록은 3분간 250m라고 한다.
▲ 구스타프 화이트헤드와 콘도르 21호
인류 최초 1만 km돌파
소련이 1931년 생산하여 1933년 첫 비행에 성공한 ‘투폴레프 ANT-25(Tupolev ANT-25)‘ 장거리 비행기는 놀라운 성능으로 여러 가지 항공기록을 수립한 전설의 항공기였다.
▲ 투폴레프 ANT-25(Tupolev ANT-25)
1934년 9월, <75시간 선회비행 성공>으로 성능을 과시한 ANT-25는 1937년 6월에는 모스크바에서 북극을 통과해 캐나다 밴쿠버에 도달하는 9,375km 비행에 성공한다.
▲ 모스크바-북극-벤쿠버 노선(9,375km)
1937년 7월,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의 비행에 성공한 지 34년 만에 새로운 큰 족적이 새겨진다.
소련의 미하일 그로모프(Mikhail Mikhaylovich Gromov)가 ‘모스크바-북극-미국의 샌 재신토(San Jacinto)’로 이어지는 10,148km 논스톱 비행에 성공하며 마의 1만 km를 돌파한 것이다.
▲ ANT-25와 비행 항로(10,148km)
아래의 사진은 1937년 7월 12일~14일에 걸쳐 논스톱 비행기록을 세운 ANT-25가 비행기의 본고장 미국 샌 재신토에 착륙해 휴식을 취하는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소련은 미하일 그로모프에게 영웅의 칭호를 수여했고, 그는 1937년 국제항공연맹(FAI)이 항공 역사상 큰 기여를 한 사람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앙리 드 라보(Henri de la Vaulx) 메달을 수상했다.
▲ 미하일 그로모프와 앙리 드 라보 메달
이 비행기록은 1년 만인 1938년 5월 15일, 일본인 비행사 후지타 유조(藤田雄蔵)의 코겐기(航研機)에 의해 갱신된다(11,651km). 하지만 ‘인류 최초 1만 km‘의 상징성에 눌려 이후의 기록들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다.
▲ 2012년 발행된 1만km 돌파 기념 우표
현대의 기록
현재 논스톱 장거리 비행 세계기록은 2006년 2월 8일부터 12일까지 미국의 모험가 스티브 포셋이 글로벌 플라이어(GlobalFlyer)로 달성한 41,467.46km 비행이다.
▲ 글로벌 플라이어(GlobalFlyer)
미국의 갑부로 60세를 넘긴 나이에도 각종 모험을 즐기던 스티브 포셋은 2007년 9월 3일 비행기를 몰고 이륙한 뒤 실종되었고, 해를 넘겨 2008년 10월에야 네바다주 사막에서 그의 소지품 일부가 발견되었다.
그 후 추락 현장에서 8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뼛조각이 그의 DNA와 일치하며 결국 공식적으로 사망이 확인되었다.
▲ 스티브 포셋의 항로(41,467.46 km)
한편 상업용 항공으로 무착륙 기록 중 현재 운항 중인 가장 긴 항로는 2020년 11월 9일 취항한 싱가포르 항공의 뉴욕~싱가포르 노선으로 거리는 15,349km이고 소요되는 시간은 18시간 50분이다.(관련 글: 세계에서 가장 긴 운항 노선과 짧은 운항 노선)
▲ 싱가포르 항공의 에어버스 A350-900ULR
정식 노선이 아닌 최장거리 비행은 2005년 11월 9일에 홍콩~런던까지 비행한 기록으로 21,602.22km를 날아갔고, 소요된 시간은 22시간 42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