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47] 은주(銀珠, 기생)

집은 평양부 융덕면 1리 차동이요 나이는 15세이니.

은주(銀珠)는 본시 평양 출생으로 6세에 순안석암(順安石岩)이라는 곳에 가서 일신여학교에 입학하여 3년간 공부하고 다시 평양으로 나와 12세에 가무학교에 들어가 춤은 승무를 배우고 소리는 시조, 가사, 노래, 수심가, 놀령사거리, 육자배기, 흥타령, 양산도, 긴난봉가, 경복궁타령, 방아타령을 다 잘하는데.

실같이 가는 눈으로 추파를 들어 한번 바라볼 때에는 제 아무리 영웅이라도 마음을 바꾸지 아니할 자 없고 눈물을 뿌리고 이별을 고할 때에는 천연히 버리고 가는 자 없더라.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은주(銀珠)

• “내가 너무 히들거린다고 흉들 보지 마시오. 천성 생기기를 그렇게 되었으니 어찌할 수 있습니까.”

 

• “그래도 모란봉에 등산을 하든지 대동강에 뱃놀이를 하든지 내가 빠지면 서어들 하시니까, 아마도 내가… 놀 데가 있는 것이지요.”

 

• “평양 예기 조합 사십여 명 중에 내가 몇째로 손꼽을는지요.”

 

• “나는 일생에 새 장구 변죽만 땅땅 울리고 잘 놀아보고 싶어요… 희희장황한 말씀을 하여 실례 많이 하였습니다.”

【매일신보 1914.03.26】

– 긴난봉가: 황해도 지방의 난봉가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난봉가 계통의 모본(母本)에 해당한다.
– 추파(秋波):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은근히 보내는 눈길
– 천연히(天然히): 시치미를 뚝 떼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아니한 듯이. 태연히
– 히들거리다: 입을 볼썽사납게 벌리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싱겁게 자꾸 웃다.
– 천성(天性): 본래 타고난 성격이나 성품
– 서어하다(鉏鋙하다): 뜻이 맞지 않은 사람끼리 서먹해하다.
– 변죽(邊죽): 장구의 가장자리. 고생하지 않고 장단을 맞추거나 흥을 돋우면서 살고 싶다는 의미
– 희희장황(喜喜張皇): 즐겁게 지루하고 어수선한 이야기를 계속함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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