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중세성에 있는 박제된 개들의 정체

체코 남모라바주의 즈노이모(Znojmo)에서 북서쪽 25km에 위치한 비토프 성(Bítov Castle)은 중세 시대인 11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다.

 

체코 남모라바주의 즈노이모(Znojmo)에서 북서쪽 25km에 위치한 비토프 성(Bítov Castle)은 중세 시대인 11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다. 1
▲ 비토프 성(Bítov Castle)


성은 긴 역사만큼이나 여러 귀족과 부자들의 소유가 되어왔는데, 내부에는 유물이라 할 수 있는 가구와 물건들이 즐비하다.

 

특히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수십 마리의 박제된 개들.

 

체코 남모라바주의 즈노이모(Znojmo)에서 북서쪽 25km에 위치한 비토프 성(Bítov Castle)은 중세 시대인 11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다. 3
▲ 박제된 개 무리


이는 성의 마지막 개인소유주였던 독일인 게오르그 하스(George Haas Jr.) 남작의 것으로, 그는 당시 상당한 동물애호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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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오르그 하스(George Haas Jr., 1877~1945) 남작


게오르그 하스는 사자를 비롯해 수천 마리의 동물과 조류를 비토프 성에서 길렀는데, 가장 애착을 가진 것은 성에서 기르던 200마리 이상의 반려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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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끼 사자와 함께 있는 게오르그 하스


깊은 애정을 갖고 기르던 반려견들이 죽을 때면 하스는 성 내부의 터에 십자가를 세우고 묻어준 다음 묘비에 이름까지 새겨주었고, 그중 가장 아끼던 반려견들은 박제사를 고용해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생전 모습 그대로 박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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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 개들은 이름표가 하나하나 붙어 있다.

 

현대에는 애완동물을 잊지 못해 박제를 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사랑하던 반려동물이 죽으면 다른 반려동물로 쉽게 대체되어 잊혀지는 것을 서글픈 일이라 여겨서 박제로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관련 글: 찰스 디킨스의 박제 까마귀와 고양이)

 

박제 비용도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여서 이는 부자를 주인으로 둔 반려동물의 특권(?)이었던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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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의 표정까지 재현한 박제된 개들

 

비토프 성에 있는 박제된 개들의 모습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어서 놀라움을 주며, 이런 고도의 기술을 가진 장인을 고용하느라 큰 비용을 지불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심지어 현대에도 반려동물의 박제를 의뢰했다가 결과물이 ‘실제와 다르다’며 박제사와 다투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보면 20세기 초 박제사의 완벽한 실력에도 감탄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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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 결과물을 놓고 다투는 내용의 기사


그렇게 편안한 나날을 보내던 게오르그 하스와 비토프 성에도 변화가 닥치게 된다. 1939년, 뵈멘-메렌 보호령(Protectorate of Bohemia and Moravia)이 나치 독일에 의해 세워지면서 비토프 성이 해당 영토에 포함된 것이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독일의 패전으로 끝나면서 ‘즈노이모의 독일인은 모든 재산을 버리고 24시간 안에 떠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게오르그 하스는 반나치주의자 였음에도 예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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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유물이 된 박제 개

 

결국 모든 재산과 일생이 담긴 이곳을 떠날 수 없었던 게오르그 하스는 권총을 꺼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비토프 성과 함께 남겨지게 된 그가 사랑하던 반려견들은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표정으로 쓸쓸히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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