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5일

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43] 옥화(玉花, 기생)

처음에는 경상북도 대구에서 10세부터 기생 노릇을 하였는데, 16세에 서울로 올라와 오궁동 김윤식(金潤植)의 집에 몸을 붙이었더라.

얼굴은 미인은 아니로되 수수한 모양에 상글상글 눈웃음치는 것은 사람의 동정을 가히 사겠고, 팔랑팔랑 하는 것은 가벼운 행동이 있는 듯하나 실상은 기생의 직책을 다하여 여러 손님의 마음을 기껍게 하고자 함이라.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옥화(玉花)


나이는 지금 19세에 지나지 못하였으나 그 마음속에 늙은 영감이 들어앉아있다 하여도 가하리로다.

이것도 혹은 옥화의 본심인지 알 수 없으나 두서너 번 보아 조금 서투르지 아니한 손님이면 ‘술 많이 먹지 마라’ 권고도 하지 또는 ‘돈 많이 쓰지 마라’ 충고도 하지. 외양 친절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수단이 인하여 본심이 되었으면 좋을 터이지마는…

 

소리도 잘하지, 춤도 잘 추지, 양금도 칠 줄 안다 하여 기생들의 말이 언필칭 좋은 남자를 구하여 들어가 살고 싶다 하나 그것은 단지 외양뿐이라.

 

실상 속을 알아보면 별별 마음으로 있는 계집이 많은데 옥화는 그중에 한 사람인지 과거 미래의 제 몸의 사정을 묻는 사람이 있으면 요리조리 핑계하고 대답 아니하는 것은 무슨 일인가.

거짓말도 하기 어렵고 실상으로도 말하기 어려운 고로 함구무언을 제일로 알고 있는 게지.

【매일신보 1914.03.20】

– 오궁동(五宮洞): 서울시 중구 예관동~충무로 4가에 걸쳐 있던 마을
– 상글상글: 눈과 입을 귀엽게 움직이며 소리 없이 정답게 웃는 모양
– 기껍게: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쁘게
– 가하리로다(可하다): 옳다. 좋다.
– 서투르지 아니한: 어색하지 않은. 낯익은
– 외양(外樣): 겉으로 보이는 모양
– 언필칭(言必稱): 말을 할 때마다 이르기를
– 함구무언(緘口無言):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아니함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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