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89] 기화(琦花)

기화도 역시 평양 화류계 중에 한 미인인데, 아직까지 그 이름이 나타나지 못한 것은 그 나이가 아직도 유치(幼齒)할뿐더러 기생계 출신(出身)한 지가 몇 날 되지 못한 까닭이오.

꽃으로 말하면 깊은 화원의 두세길 담장 안에서 아침 이슬을 받아 새로 피어있는 장미꽃과 다름이 없다.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기화(琦花)

그러나 기화의 얼굴이 하도 은근스럽고, 가무가 자못 능함으로 벌써부터 일반 화류계에게 좋은 평판을 받아 문 앞에 찾아오는 손님과 외처(外處)에서 부르는 작자가 썩 많이 있는 고로, 문 앞에는 거마가 끊길 때가 별로 없는 터인데 장래에는 평양 풍류가 다 기화 한 몸에 몰리게 되리로다.

기화의 성은 강이오, 그 집은 이문골 어느 곳.

【매일신보, 1914년 5월 22일】

– 유치(幼齒): 어린 나이
– 출신(出身): 처음으로 일을 시작하거나 벼슬길에 나섬
– 두세길: 길은 길이의 단위로 높이나 깊이를 나타낸다.
– 은근스러운: 정취가 깊고 그윽한
– 외처(外處): 본고장이 아닌 다른 곳
– 거마(車馬): 수레와 말을 아울러 이르는 말
– 이문골: 평안남도 평양부에 있던 마을로 현재의 평양 중구역 경상동 부근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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