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눈물을 흘리는 16세 독일군 포로
1945년 4월 3일, 독일 중서부 헤센주(Land Hessen)에서 연합군에게 포로로 잡힌 히틀러유겐트(Hitler-Jugend) 소속의 16세 한스 게오르그 헨케(Hans-Georg Henke)가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다.
1928년생인 한스는 1938년에 부친이 별세하고 1944년에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결국 독일방공포대인 루프트바페(Luftwaffe)에 입대했다. 사실 한스가 입대했을 때 2차대전은 막바지였고 독일의 패배는 기정사실화되고 있었다. 결국 그는 몇 달만에 포로로 잡힌 것이었다.
이 사진들은 어린 독일군 포로를 통해 전쟁의 패배로 인한 슬픔, 포로로 잡혔다는 굴욕의 감정이 생생하게 드러나는 모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상징적인 사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사진은 미국인 사진작가 존 플레아(John Florea, 1916~2000)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훗날 한스 본인이 “소련의 공세가 있었던 로스토크(Rostock) 근처에서 포로가 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한스가 울고 있는 사진의 배경 건물들이 지금도 헤센주에 남아있기 때문에 최초 존 플레아의 증언이 맞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스는 왜 사진의 위치가 틀렸다고 반박한 것일까.
아마도 한스가 석방되어 돌아간 고향이 브란덴부르크주 핀스터발데(Finsterwalde) 마을이었는데, 이곳이 전후 소련의 영향력 하에 들어간 공산국가 동독 지역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 노년의 한스 게오르그 헨케
공산주의자가 된 한스는 미군에게 항복한 것을 부끄럽다고 여겼고, 새로운 조국의 위상에 자신의 굴욕적인 모습이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랬던 것이다. 또한 그는 당시 눈물을 흘린 것은 나치 독일이 무너져서가 아니라 ‘잔인한 미군’과의 전투에서 받은 충격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스 게오르그 헨케는 1997년 10월 9일에 향년 69세로 통일을 이룬 독일 브란덴부르크에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