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속인 사진 (26) 1949년, 김일성과 스탈린의 만찬
위의 사진은 ‘1949년, 북한의 김일성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스탈린을 만나는 모습‘이라는 제목이 붙어 떠돌고 있는 사진이다.
KBS와 같은 공영방송은 물론이고 각종 대형 언론사와 블로그가 이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촬영된 역사의 순간처럼 알려져 있다.
▲ KBS에서 제공한 사진을 그대로 인용하는 모습.
그런데 사진을 눈여겨보면 스탈린이 입에 파이프 담배를 물고 식사 중인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파이프 담배가 스탈린의 상징이긴 하지만, 음식이 들어가는 입에 파이프 담배를 문채로 식사를 한다는 것은 묘기에 가깝다. 심지어 타국 정상과의 중요한 식사 자리에서도 입에서 놓지 않았을지는 의문이다.
▲ 조선일보의 사진 설명.
사실 이 사진은 북한이 공산권의 상징과도 같은 스탈린을 만나는 김일성을 우상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합성한 것이다. 다만 합성의 의심은 가도 확실한 물증은 없었는데, 세월이 흐른 2010년 4월 10일 자 중국인민일보가 과거 저우언라이(周恩来, 주은래) 총리가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에 김일성과 함께했던 만찬을 보도하면서 우스꽝스러운 합성 과정이 드러났다.
▲ 중국인민일보는 원본사진과 함께 ‘김일성이 주최한 오찬에서 저우언라이가 개고기 요리를 대접받았다’는 보도로 이를 확인시켜주었다.
심지어 원본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1949년’이 아닌 ‘1970년’이었고, 합성에 사용된 스탈린의 얼굴은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문 채로 업무를 보는 유명한 사진에서 얼굴만 잘라내 좌우를 반전시킨 다음 저우언라이의 몸에 합성한 것이었다.
▲ 합성에 사용된 스탈린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