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118) 1944년, 전투 후 커피를 마시는 미 해병대
1944년 2월 19일, 남태평양 마셜 제도(Marshall Islands)에서 이틀간 전투를 벌이고 복귀한 미 제22해병연대 제3대대 병사들이 USS 아서 미들턴(USS Arthur Middleton) 수송선에서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 일병 패리스 튜이(Faris M. Tuohy)가 뜨거운 커피를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 그는 1924년생으로 당시 불과 20세였다.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에 60대의 나이로 해군 항공사진부대에서 복무한 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이 촬영하였다.
▲ 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 1879~1973)
미 해병대는 엔게비 섬(Engebi Island)에 상륙해 6시간 만에 일본군을 휩쓸었고, 1944년 2월 17일부터 23일까지 벌어진 에니웨톡 전투(Battle of Eniwetok)에도 연이어 참전해 결국 에네웨타크 환초(Enewetak Atoll)를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섬에 주둔한 일본군과 조선인 노동자 736명이 전사했고, 이들 중 19명만이 항복할 정도로 격렬한 전투였다.
사진 오른쪽에서 목걸이를 한 병사는 뉴저지주 링고스 출신의 스티븐 가르보스키(Stephen Garboski) 일병으로 이때는 살아있었으나 1944년 7월의 괌 전투에서 전사한 1,146명 중 한 명이 되었다.
▲ 스티븐 가르보스키(Stephen Garboski, 1920~1944)
이 사진은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호평받아 널리 배포되었으며,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패리스 튜이는 1946년 3월에 전역한 직후, 워싱턴 D.C.에서 당시의 모습을 언론 앞에서 재현하기도 하며 유명세를 누렸다.
▲ 전역 후 기자들 앞에서 사진 속의 모습을 재연하는 패리스 튜이
이후 고향 오하이오주로 돌아간 그는 루스 태베너(Ruth Tavenner)와 결혼했으며, 2023년 6월 2일 99세로 영면했다.
▲ 2022년, 자신의 사진을 든 2차대전 참전용사 패리스 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