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진의 뒷이야기 (129) 1955년, 여배우 ‘모린 오하라(Maureen O’hara)’의 나체 연기
1955년, 아일랜드 출신의 여배우 모린 오하라(Maureen O’hara)가 나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아서 루빈(Arthur Lubin, 1898~1995) 감독이 연출한 ‘코번트리의 고다이바 부인(Lady Godiva of Coventry)’이라는 영화 속의 한 장면. 모린 오하라는 주인공 ‘레이디 고다이버(Lady Godiva)’역할을 맡았다.
▲ 모린 오하라(Maureen O’hara, 1920~2015)
중세시대였던 1040년 경, 잉글랜드 코번트리(Coventry) 지역의 영주였던 레오프릭 백작(Leofric, Earl of Mercia)은 농민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였고, 이에 부인이었던 레이디 고다이버조차 세금을 줄여줄 것을 탄원했다.
그러자 백작은 콧방귀를 뀌며 “만약 부인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시장을 한 바퀴 돈다면 그렇게 하겠소!“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그해 7월 10일에 그녀는 나체로 코번트리의 시장 거리를 행진했다.
▲ 영화 ‘코번트리의 고다이바 부인(Lady Godiva of Coventry, 1955)’
미천한 자신들을 위해 백작부인이 옷을 벗고 나섰다는 소식에 감동한 농민들은 레이디 고다이버의 나체를 보지 않기 위해 모두 집으로 들어가 창문의 커튼을 치고 문을 걸어 잠금으로써 그녀의 희생에 보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 말을 끄는 수녀원장은 캐스린 기브니(Kathryn Givney, 1896~1978)가 연기했다.
숭고한 레이디 고다이버를 연기한 모린 오하라는 사실 알몸은 아니었고 피부색에 가까운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연기라 해도 노출이 아직은 어색했던 시대여서인지 최소한의 스태프만 남겨두고 유니버설스튜디오의 뒤뜰에서 비밀리에 해당 장면의 촬영을 진행했다.
▲ 영화 촬영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