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미스 사라예보의 절규 “우릴 죽이게 내버려두지 마세요”

이는 세르비아계 민병대의 포격과 저격 공격이 끊이지 않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국제 사회에 보내는 간절한 호소였다. 1


1993년, 보스니아 내전으로 포위된 사라예보에서 특별한 미인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무대 위에서 “DON’T LET THEM KILL US”(우릴 죽이게 내버려두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이는 세르비아계 민병대의 포격과 저격 공격이 끊이지 않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국제 사회에 보내는 간절한 호소였다.

전쟁 속 미인대회: 미스 포위된 사라예보 ’93

미스 포위된 사라예보 93‘(Miss Besieged Sarajevo 93) 대회는 세르비아계 민병대의 저격 공격을 피하기 위해 한 건물의 지하에서 열렸다. 당시 사라예보는 1,400일 넘게 포위된 상태로 식량, 물, 전기 등 필수품 부족에 시달렸지만 시민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일상을 지키려 노력했다.

 

이런 시기에 열린 미인대회는 끔찍한 전쟁의 현실 속에서도 삶을 마주하고, 아름다움을 통해 저항하며, 사기를 높이려는 시도였다. 또한 전쟁이 단순히 남성들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미용용품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자신을 가꾸었고, 외신기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또 다른 형태의 저항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대회에서 우승한 17세의 이넬라 노기치(Inela Nogić)는 당시 인터뷰에서 “잘 가꾸는 모습 자체가 저항의 한 형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세르비아계 민병대의 포격과 저격 공격이 끊이지 않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국제 사회에 보내는 간절한 호소였다. 3
▲ 우승한 이넬라 노기치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 Jerome Delay】

대회와 그 이후

미스 포위된 사라예보 93’에는 13명의 젊은 여성이 참가했으며, 일부는 파편으로 인한 상처를 안고 있기도 했다. 이넬라 노기치가 우승 소감으로 한 말도 당시 사라예보의 암울한 현실을 대변했다.

 

“아무 계획이 없다. 내일 죽을 수도 있으니까.”

 

이는 세르비아계 민병대의 포격과 저격 공격이 끊이지 않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국제 사회에 보내는 간절한 호소였다. 5
▲ 대회 후 사라예보묘지의 묘비 사이에 서 있는 이넬라 노기치 【사진: Patrick Robert】


대회의 장면들은 미국의 기자 빌 카터(Bill Carter)에 의해 촬영되었고, 그는 이 영상을 활용해 다큐멘터리 ‘미스 사라예보(Miss Sarajevo)’를 제작해 사라예보 포위 종식에 대한 국제적 압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또, 아일랜드 밴드 U2는 영상의 일부를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와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가 함께 부른 곡 ‘Miss Sarajevo’의 뮤직비디오에 사용했으며, 우승자 이넬라 노기치의 사진은 싱글앨범 커버에도 실렸다.


▲ ‘Miss Sarajevo’ 뮤직비디오


종전 후 이넬라 노기치는 1997년 U2의 사라예보 콘서트에 특별초청받았다. 이후 네덜란드 저널리스트와 결혼하여 두 아이의 어머니로 네덜란드에 정착했다.

 

오늘날 ‘미스 포위된 사라예보’는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과 삶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는 세르비아계 민병대의 포격과 저격 공격이 끊이지 않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국제 사회에 보내는 간절한 호소였다. 7
▲ 2012년 3월 16일, 눈물을 흘리며 당시 대회를 회상하는 이넬라 노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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