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7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 여성이 경비를 서고 있는 왕실 근위병(Royal Guards)의 대검을 만지며 도발하듯 아이스크림을 핥고 있다.
무릎에 끼워진 책과 옷차림 때문에 지나가던 철없는 여학생의 장난이 사진작가에게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사실 이 사진은 성인잡지(19+)를 위해 촬영된 것이라는 반전이 숨어있다.
해당 잡지는 스웨덴의 사업가 베르트 밀톤 시니어(Berth Milton Sr., 1926~2005)가 1965년에 창간한 ‘프라이빗(Private)’. 아이스크림을 핥는 여성의 사진은 이 잡지의 1967년 5월호에 게재되었으며, 모델의 이름은 울라(Ulla)로 기재되어 있지만 잡지의 특성상 본명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 정면으로 보면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
프라이빗은 미국에서 최초로 합법적으로 판매(1966년)된 성인잡지로 이름을 올리는 등 1990년대 인터넷이 인류의 삶에 파고들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성인잡지로 명성을 누렸다.
현재도 남아있는 프라이빗 미디어그룹(Private Media Group)을 통해 잡지는 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며, 업체는 PrivateClassics.com을 통해 과거의 자료들도 공개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소녀’ 울라(Ulla)가 등장한 화보 시리즈도 온라인에서 고화질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대부분 검열 처리를 해야 할 정도로 수위는 높다.

▲ 온라인에 공개된 화보
결과적으로 순수한 소녀의 장난이 아닌 성인잡지의 화보지만, 이 모습은 1960년대 북유럽의 사회적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1960년대는 전 세계적으로 성 해방의 물결이 일었던 시기이며, 북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성 혁명의 흐름을 비교적 선도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유로운 성관계, 혼전 성관계에 대한 긍정적 인식, 나아가 동성애와 다양한 성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1960년대 후반에 이르면 스웨덴은 서독과 함께 세계 최대의 에로틱 영화 제작국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었다. 결국 1971년에 스웨덴에서 성인물이 합법화되었고, 이 합법화를 기점으로 약 5년간 스웨덴은 ‘스웨디시 에로티카(Swedish Erotica)’ 시대를 이끌며 세계 최대의 성인물 생산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