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많은 노벨상을 수상한 국가 TOP 10 (1901~2021)
스웨덴의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Alfred Bernhard Nobel, 1833~1896)에 의해 제정된 노벨상(Nobel Prize)은 ‘직전 1년간 인류에게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평화, 문학, 물리학, 화학, 생리학 또는 의학 등 5개 분야에서 선정되고 있으며 2021년까지 총 975명, 28개 단체에 609회 수여되었다.
▲ 1901~2021 노벨상 부문별 수여 현황
그렇다면 지난 120년간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한 인물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 10곳은 어디일까.
*이 숫자는 출생지와 국적이 다른 인물의 경우 양 국가의 합계에 모두 포함된다. 또한 러시아에는 소련의 노벨상이, 중국에는 대만의 노벨상도 집계된다.
▲ 노벨상 메달 ⓒnobelprize.org
공동 10위, 오스트리아 (22명)
22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오스트리아는 다양한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했다.
오스트리아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는 1905년 혼란한 시기에 평화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베르타 폰 주트너(Bertha von Suttner, 1843~1914). 그녀는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물이기도 하며, 알프레드 노벨과의 친분으로 노벨평화상 제정을 유언장에 포함시키는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 베르타 폰 주트너와 오스트리아 2유로 주화
2005년에는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과 이라크의 핵사찰을 수용시키며 ‘핵에너지를 평화적인 목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공동 10위, 네덜란드 (22명)
네덜란드의 노벨상 수상자 22인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196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얀 틴베르헌(Jan Tinbergen, 1903~1994)과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니콜라스 틴베르헌(Nikolaas Tinbergen, 1907~1988)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 사람은 형제이고, 120년 노벨상 역사상 형제가 노벨상을 수상한 유일한 케이스.
▲ ‘유일한 형제 노벨수상자’ 틴베르헌 형제
또한 2013년에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시리아에서 사용된 화학무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파괴를 요구하는 노력을 인정받은 것.
▲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회원국. 붉은 색은 비회원국
이들이 세계 각국에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화학무기금지협약은 한국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한반도 바로 위에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북한이 OPCW의 비회원국이기 때문이다.
9위, 스위스 (27명)
스위스의 인구는 약 857만 명이지만 27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인구 대비 수상자는 10위권 국가들 중 가장 많다.
이 기준에서 인구 54,000명(2022년 기준)에 불과한 페로 제도(Faroe Islands)가 1903년 닐스 뤼베르 핀센(Niels Ryberg Finsen, 1860~1904)이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하면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 닐스 뤼베르 핀센
닐스 뤼베르 핀센은 덴마크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인물이기도 한데, 그가 노벨상을 수상하던 시기 페로 제도는 덴마크 왕국의 한 주(현재는 덴마크의 자치령)였다.
8위, 캐나다 (28명)
2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캐나다.
캐나다의 수상자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물은 1923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프레드릭 그랜트 밴팅(Frederick Grant Banting, 1891~1941) 박사라고 할 수 있다.
▲ 연구실의 프레드릭 그랜트 밴팅
밴팅 박사가 발견한 ‘인슐린‘은 오늘날 전 세계 3억 당뇨환자들의 건강한 삶을 책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당뇨병 치료에서 인슐린의 발견에 견줄만한 업적은 지난 100년간 없었기 때문.
특히 그는 큰 돈을 벌어들이는 대신 삶과 죽음을 가르는 이 신약기술을 공개하고 1달러 50센트에 판매하면서 환자들의 치료에 이바지하였고, 1994년 캐나다 의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7위, 일본 (29명)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 2위 인도(12명)와 중국(9명)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일본이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분야는 물리학으로 무려 14명을 배출했다.
공동 5위, 러시아 (32명)
러시아가 세계사에 미친 영향과 방대한 영토, 깊이 있는 문학 등을 생각하면 32명이라는 숫자는 의외로 적다. 이는 소련 정권의 수립(1922년)과 함께 영미를 중심으로 한 서구권과의 대립에서 밀려난 부분도 있다.
▲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그런 이유로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노벨상은 소련 붕괴의 기준이 되는 1990년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의 노벨평화상일 것이다. 1990년 소련이 붕괴된 이후 러시아의 노벨상 수상자는 7명이 배출되었다.
공동 5위, 스웨덴 (32명)
노벨상의 종주국인 스웨덴이지만 수상자는 32명에 불과(?)하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 중에도 ‘국적을 배제하고 수여할 것‘을 원칙으로 세웠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을 지킨 것이 노벨상을 오늘날 세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만들었다.
▲ 한스 폰 오일러-켈핀(좌)과 울프 폰 오일러(우) 부자
스웨덴의 노벨상 수상자 중 1929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한스 폰 오일러-켈핀(Hans von Euler-Chelpin, 1873~1964)과 197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울프 폰 오일러(Ulf von Euler, 1905~1983)는 부자지간이다.
4위, 프랑스 (71명)
프랑스가 인류 문명사에서 차지해온 위치와 문화를 생각하면 100명이 채 되지 않는 4위는 의외라고 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프랑스는 노벨문학상 118명 중 15명을 배출하면서 문학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프랑스에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노벨상을 2회 수상한 세계 유일의 과학자가 있다. 바로 ‘퀴리 부인’으로도 알려진 마리 퀴리(Marie Curie, 1867~1934).
▲ 마리 퀴리(Marie Curie)
그녀는 폴란드 바르샤바 출신이기 때문에 마리아 스크워도프스카-퀴리(Marie Skłodowska-Curie)라는 이름으로 폴란드의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도 등재되어 있다.
– 관련 글: 마리 퀴리가 납관에 묻힌 이유
3위, 독일 (111명)
독일부터는 단 세 나라만 존재하는 노벨상 수상자 100+국가에 속해있다. 여기에는 독일 태생 유대인으로 미국으로 탈출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포함되어 있다. 그는 192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 1921년, 아인슈타인
한편 독일은 1937년, 노벨상에 대항해 독일예술과학국가상(Deutscher Nationalpreis für Kunst und Wissenschaft, German National Prize for Art and Science)을 제정하였고, 노벨상을 받는 것은 반역으로 간주했다. 제3제국 시기 독일의 노벨상 수상자들은 전쟁이 끝나고서야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다.
– 관련 글: 독일예술과학국가상 제정의 유래
2위, 영국 (138명)
노벨상이 100년 더 빨리 제정되었다면 1위의 자리에 있을 국가는 아마 영국일 것이다. 불세출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나라임을 감안하면 노벨문학상도 13명인 것이 아쉬운 부분.
▲ 노벨문학상 언어분포
하지만 노벨문학상을 배출한 언어에서 2022년 현재 영어가 29명으로, 2위인 프랑스어의 15명을 압도하며 ‘해가 지지 않던 나라‘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민족학적 분류로는 유대인이 가장 많은 수상자를 차지하고 있다.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2% 미만이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20%를 훌쩍 넘어간다.
1위, 미국 (400명)
미국은 2021년까지 400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문학분야를 제외하고 노벨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국가이다.
21세기 이후(2001~ )로만 한정해도 138명으로, 2위 영국의 38명을 압도하고 있다. 100명을 제외해야 같아지는 셈.
▲ 노벨상 국가별 분포
미국의 과학기술력과 우수인재의 이민이 여전히 잇따르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독보적인 수치는 21세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