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01일

조선귀족의 딸 ⑨ 한규직의 손녀, 한일순

한규직(韓圭稷, 1845~1884)은 구한말의 관료이자 수구파에 속해있었던 인물로, 1884년 발생한 갑신정변 당시 개화파에 의해 살해당한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대한제국의 정치인이었던 한규설(韓圭卨, 1856~1930)의 형이기도 한데, 한규설은 한일합방 당시 이를 끝까지 반대한 인물이었다. 또 합방의 공으로 주어지는 일제의 은사금과 작위를 거부하며 그나마 패망한 국가의 체면을 지킨 관료였다.

 

한규직(韓圭稷, 1845~1884)은 구한말의 관료이자 수구파에 속해있었던 인물로, 1884년 발생한 갑신정변 당시 개화파에 의해 살해당한 인물 중 한 명이다. 1
▲ 한규설 초상화

 

한규설의 경우는 현재까지도 가문의 저택이 남아있고 후손들이 교육계에서 활동하며 자취를 남겼지만, 한규직의 아들 한구호(韓龜鎬)는 자료가 많지는 않다. 다만 1890년대와 1900년대 초반에 러시아어 학교에 근무했던 동명의 교사가 있는데, 연대로도 그렇고 이름의 한자까지 일치하므로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규직(韓圭稷, 1845~1884)은 구한말의 관료이자 수구파에 속해있었던 인물로, 1884년 발생한 갑신정변 당시 개화파에 의해 살해당한 인물 중 한 명이다. 3
▲ 장교동 한규설 가옥(서울시 민속문화재 제7호)

 

1926년에는 한구호의 장녀 한일순(韓一順)이 13세로 배화여자보통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기사가 소개되었다.

 

아래의 기사 내용을 보면 비록 조부 한규직이 비명에 세상을 떠났고 종조부 한규설도 작위를 거부하고 칩거하였으나, 대대로 명문가 집안이다 보니 경제적으로는 풍족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 귀여운 정구(庭球) 선수 한일순 양
– 한규직 씨의 손녀로 배화학교에 재학 중

 

사진에 보이는 아기씨는 귀여운 한일순(韓一順)양이올시다. 사직동 87번지 한구호(韓龜鎬)씨의 장녀로 방년 13세의 소녀이니 배화여자보통학교 5학년생이랍니다.

 

양의 할아버지 되시는 분은 일찍이 갑신년 정변에 순절한 유명한 한규직(韓圭稷)씨의 손녀요. 양의 종조부 되시는 분은 일찍이 참정대신을 지낸 한규설(韓圭卨)씨올시다.

 

아직 일순 양의 나이 열세 살이니 세상의 물정을 알지 못할 것이요, 귀한 집안에서 고이고이 길리웠나니 세태에 물들지 아니한 순결한 소녀입니다. 오직 학과의 여가를 타서 정구에 열심하여 벌써 고보계에 활약할 장래가 매우 찬란한 예정된 선수로 교내에 이름이 쟁쟁하다 하니 양의 ‘스포츠’것이올시다. 온순한 천품에 스포츠의 정신이 실려 여러 대소가(大小家) 작은아씨들 사이에서도 항상 한자리를 뛰어나는 침착한 규수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어머님 반짇고리 옆에 앉아서 침선 공부에 여가가 없는 것이니, 가정에 돌아와 차근차근히 집안일을 돌보며 색골무 조각보이며 편물자수에 골몰하는 것을 보면 ‘저렇게 얌전한 규수가 정구선수 노릇도 하는가’ 싶습니다.

【매일신보 1926.11.11】


한규직(韓圭稷, 1845~1884)은 구한말의 관료이자 수구파에 속해있었던 인물로, 1884년 발생한 갑신정변 당시 개화파에 의해 살해당한 인물 중 한 명이다. 5

▲ 한일순(韓一順)


눈에 띄는 것은 개화파와 대립하다 살해당한 조부의 운명이 무색하게도, 당시 개화를 받아들인 집안의 딸들에게나 허용되었던 운동선수로 활동하는 모습이 시대의 변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인 듯하다.

 

이후 한일순은 배화여자고등보통학교(5년제)에 진학해 1931년에는 학생들이 주도한 농촌계몽운동인 ‘브나로드 운동’에 참여해 강사로 활동하였고, 1932년 배화여자고등보통학교 졸업식 명단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규직(韓圭稷, 1845~1884)은 구한말의 관료이자 수구파에 속해있었던 인물로, 1884년 발생한 갑신정변 당시 개화파에 의해 살해당한 인물 중 한 명이다. 7
▲ 배화여자고보 졸업생 명단의 한일순 【동아일보 1932.03.06】


또 1930년대 중반에는 이화여전 음악과 출신의 예술인들이 활동하는 기사 속에서 한일순의 이름을 볼 수 있는데, 고등보통학교 졸업 후 이화여전에 진학해 음악을 전공하는 상황이 명문가의 딸로서나 연대적으로나 자연스럽게 보이긴 하지만 동명이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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