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소련 최초의 맥도날드 개장 모습

2022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도 3월 14일을 기해 850개 매장의 영업을 중단했다.

 

– 관련 글: 철수한 러시아 맥도날드 매장

 

1990년 1월 31일에 문을 연 모스크바 푸쉬킨 광장(Pushkinskaya)의 맥도날드 매장은 단순한 패스트푸드점이 아니라 소련의 개방을 상징하는 ‘유적‘이었다.

 

1990년 1월 31일에 문을 연 모스크바 푸쉬킨 광장(Pushkinskaya)의 맥도날드 매장은 단순한 패스트푸드점이 아니라 소련의 개방을 상징하는 '유적'이었다. 1
▲ 소련 최초의 매장을 열기 전 맥도날드는 모스크바 근교의 감자농장과 계약을 체결하고 빵, 고기, 사과파이 및 소모품들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거대한 가공-유통단지를 만들어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조직하였고, 이를 위해 당시 맥도날드는 약 5천만 달러(2022년 현재가치 약 1억 1,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런 현지조달 방식은 소련보다 2년 앞서 맥도날드를 개장한 헝가리에서 채택한 것과 같았다.

 

– 관련 글: 헝가리 최초의 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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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시스템이 갖춰지고 나서야 맥도날드 매장의 건설이 시작되었다. 이를 현장에서 감독하기 위해 캐나다 맥도날드 CEO 조지 코혼(George Cohon)이 모스크바에 직접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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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코혼은 캐나다에서 맥도날드 프랜차이즈를 크게 키우는데 공헌한 인물. 냉전이 한창이던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러시아 선수단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맛있게 먹는 것을 본 그는 소련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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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맥도날드의 초대회장을 맡았던 조지 코혼(George Cohon)과 블라디미르 말리시코프(Vladimir Malyshkov). 1988년 4월 29일, 캐나다 맥도날드와 모스크바 시는 ‘모스크바-맥도날드(Moscow-McDonald’s)’라는 합작회사 설립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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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공에 들어간 모스크바 맥도날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 매장이었다.(2022년 철수 직전까지도 유럽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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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의 좌석은 700석, 여름에는 야외에 200석이 추가되었으며 27개의 카운터가 있는 초대형 매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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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에 맥도날드가 들어선 위치는 원래 ‘리라(Лира)’라는 이름의 카페가 영업하고 있었다. 주류에 대한 제한이 있기 전에는 칵테일바로도 유명했으며, 모스크바 대학생들의 만남의 장소였기에 맥도날드의 엄청난 성공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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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5월부터 카페 ‘리라’의 재건축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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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은 종이로 막아버려서 내부에서 어떤 공사가 일어나는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고, 모스크바 시민들은 가장 인기있는 장소의 변신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사람들에게 공개된 것은 맥도날드를 상징하는 로고가 그려진 간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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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소련 치하에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 모스크바 지분 51%는 소련정부의 소유였다. 또한 모스크바 맥도날드의 로고에는 소련의 상징도 함께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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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산주의 소련의 국기와 자본주의 패스트푸드점의 깃발이 함께 게양된 아이러니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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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증축을 완료한 매장은 음침했던 대부분의 소련의 식당들과는 달리 밝은 색상으로 구성된 깨끗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당시 언론은 이를 보고 ‘진저브레드 하우스(Gingerbread house)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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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점을 몇 주 앞두고 드디어 모스크바 신문에 최초의 맥도날드 직원을 모집하는 광고가 실렸다. 시간당 2루블에 교대근무가 허용되는 파격적인 조건에 총 25,000명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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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모인 모스크바 최초의 맥도날드 직원들에게는 이례적인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 물건만 팔면 되는 공산주의와는 달리 고객에 대한 예의와 매장의 철저한 청결이 요구된 것. 가장 충격적인 것은 상사를 직위나 ‘동무’따위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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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1월 31일, 새벽부터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개장을 기다리며 진을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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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 최초의 맥도날드 매장은 첫날 3만 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여 2년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 맥도날드가 세운 9,100명의 첫 영업일 방문객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세계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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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캐나다 맥도날드의 CEO 조지 코혼이 직접 리본을 잘랐고, 그는 이 역사적인 순간에 매장에 들어오는 고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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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품을 받으며 매장에 입장하는 러시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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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로 모스크바 맥도날드 매장에 입장한 것은 사실 아침부터 줄을 선 사람들이나 고위층이 아니었다. 모스크바 인근에 있는 고아원의 아이들이 개장 하루 전날 맥도날드 측의 초대를 받고 대기하다가 가장 먼저 입장하여 무료 햄버거를 제공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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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된 햄버거의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인파는 센세이션이라고 할만했다. 당시 모스크바 매장에서 판매된 빅맥의 가격은 3.75루블이었는데 소련노동자의 평균급여는 150루블이었으며 버스의 ‘월간’티켓이 3루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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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이 보이지 않는 매장 앞의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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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장 당일에는 이듬해 러시아연방의 초대 대통령이 될 보리스 옐친(Boris Yeltsin, 1931~2007)도 방문해 직원들과 감격적인 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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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련의 말기에는 어느 곳이나 상품이 부족했고 건물은 온통 회색의 낡은 공간이었다. 이때 등장한 맥도날드점은 너무나 아름답고 풍요로운 동화 속 유토피아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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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소련의 모든 언론에 맥도날드 개장 뉴스가 보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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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을 방문한 기자들은 헝가리 맥도날드와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패스트푸드점의 친절하고 상냥한 직원들의 응대에 더해 정확하고 빠른 음식제공에 큰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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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생처음으로 패스트푸드를 맛본 소련국민들은 컵과 페트병, 일회용품 등을 버리지 않고 기념품으로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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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소련인들이 맥도날드를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음식을 맛보기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맥도날드 모스크바점은 경직된 소련을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탈출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소련은 1991년 12월 26일에 공식적으로 해체되었지만, 실제로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은 바로 맥도날드가 문을 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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