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13] 조산월(趙山月, 기생)

원적은 경상북도 대구부 성내요, 현주소는 경성 서부 누룩골(麴洞) 엄순모의 집이라.

금년은 23세가 되었고 17세부터 경성에 올라와 기생 노릇한 지가 일곱 해에 이르렀더라.

 

기생의 연조를 따라 지금은 광교 기생 조합 부취체(副取締)로 여러 기생의 두목되는 자리를 점령하였으니 기예는 가야금, 양금, 남무, 입무와 소리, 가사 등 그 외 잡가가 모두 일등이라.

 

아홉 살부터 동기로 대구부에서 출신하였다가 중년에 모친의 병보를 듣고 시탕 할 사람이 없어 하릴없이 기생 영업을 중지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정성으로 의약을 받들다가 그 후 일 년이 지나고 다시 기생으로 세상에 나오니 전일에 염염하던 이름이 화류계에 한층 광채를 더하여 조산월이냐, 주산월이냐 서로 어깨를 견주어 그 이름이 두 조합 사이에 울리었더라.

 

아홉 살부터 동기로 대구부에서 출신하였다가 중년에 모친의 병보를 듣고 시탕 할 사람이 없어 하릴없이 기생 영업을 중지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정성으로 의약을 받들다가 그 후 일 년이 지나고 다시 기생으로 세상에 나오니 전일에 염염하던 이름이 화류계에 한층 광채를 더하여 조산월이냐, 주산월이냐 서로 어깨를 견주어 그 이름이 두 조합 사이에 울리었더라. 1
▲ 조산월(趙山月)

 

“저는 기생 나온 지가 벌써 15년 동안이나 되었으니 그간 풍상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여기 기생치고는 제게 가무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그것만 보아도 연조 높은 것은 가히 알 일이지요.”

 

“그러나 항상 한탄스러운 것은 계집의 나이 이십이 넘어 삼십이 가깝도록 아무 좋은 소식이 없이 금여시고여시 어찌 팔자가 그러하오니까?… 휴~ 그렇지만 어찌할 수 있습니까…” 두 번째 장우단탄.

【매일신보 1914.02.13】

– 누룩골(麴洞): 서울 중구 무교동
– 연조(年條): 어떤 일에 종사한 햇수
– 부취체(副取締): 주식회사의 이사를 이르던 ‘취체’의 다음 직위
– 동기(童妓): 아직 머리를 얹지 않은 어린 기생
– 출신(出身): 직업에서 규정되는 사회적인 신분이나 이력. 기생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는 의미
– 중년: 나이 4,50을 의미하는 단어지만 여기서는 근년(요 몇 해 사이)의 전남 방언

– 시탕(侍湯): 부모의 병환에 약시중을 드는 일
– 하릴없이: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이
– 전일(前日): 일정한 날을 기준으로 한 바로 앞 날
– 고여시금여시(古如是今如是):예나 지금이나 같다. 사물이 조금도 변치 않음
– 장우단탄(長吁短歎): 탄식하여 마지아니함을 이르는 말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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