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무 중 하나, 후라 크레피탄스(Hura crepitans)

예전 글에서 세계에서 가장 독성이 심한 나무 중 하나인 ‘만치닐(Manchineel)’을 다룬 적이 있는데(관련 글), ‘후라 크레피탄스(Hura crepitans)’라는 종 역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무 중 하나로 손색이 없다. 남미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하빌로(habillo)라고도 불린다.

 

중남미의 열대우림과 서인도제도에서 볼 수 있는 후라 크레피탄스는 기둥만 봐도 위협적이다. 나무를 감싸고 있는 껍질은 크고 작은 동물들이 가지 위로 올라오거나 손상시키지 못하도록 뾰족한 가시로 덮여 있다.

 

예전 글에서 세계에서 가장 독성이 심한 나무 중 하나인 '만치닐(Manchineel)'을 다룬 적이 있는데(관련 글), '후라 크레피탄스(Hura crepitans)'라는 종 역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무 중 하나로 손색이 없다. 남미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하빌로(habillo)라고도 불린다. 1
▲ 후라 크레피탄스의 가시로 덮인 껍질


하지만 이 나무가 품고 있는 더 위험한 것은 높은 독성을 가진 흰색의 수액과 씨앗. ‘후라’라는 이름도 남미 기아나 원주민 부족의 ‘독액’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둘레 2m, 키는 최대 60m 높이까지 자라는 후라 크레피탄스는 5m 크기에 이르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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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라 크레피탄스의 꽃

 

꽃이 지고 나면 작은 호박모양의 열매를 맺는데, 어느 정도 익으면 총 쏘는 소리를 내며 폭발한다. 그래서 후라 크레피탄스의 별칭은 다이너마이트 나무(dynamite tree)’이기도 하다.

 

열매는 폭발 순간에 씨앗을 방출하는데, 최대 45m 거리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기류를 잘 타면 100m까지도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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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 크레피탄스의 열매

 

터지는 순간의 속도 역시 초속 70m에 달하기 때문에 소리만 총과 비슷한 게 아니라 실제로 외상을 입힐 수도 있다.

 

또 독성을 가진 씨앗이 눈이나 입으로 들어가는 사고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서 벌목꾼들도 최대한 열매가 있는 나무 근처를 피할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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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어가는 폭탄들(?)

 

그렇다면 후라 크레피탄스의 독성은 어느 정도 일까.

 

후라 크레피탄스는 뾰쪽한 가시 덕분에 예부터 살아있는 울타리로 요긴하게 사용되어 왔다. 목재의 품질도 좋아서 건축자재로 사용된 시절도 있었으나 나무를 자를 때 발생하는 톱밥이 눈과 호흡기를 강하게 자극하는 관계로 목수들이 기피하면서 이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독성을 가진 수액은 피부에 닿는 순간 심한 자극을 일으키고 눈에 닿으면 작열감(불에 타는듯한 느낌)과 함께 일시적인 실명까지 발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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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지기 직전의 열매(좌),  터지고 난 후 모습(우)


씨앗은 절반 정도만 삼켜도 심한 복통과 설사, 구토를 유발시키고 시야가 흐려지고 맥박이 빨라진다. 만약 두 개 이상의 씨앗을 먹었다면 곧 환각과 경련이 시작되고 치명적인 결과(사망)로 이어질 수 있다.

 

현지의 어부들에게 이 씨앗은 물고기를 잡는 미끼였고, 원주민들은 화살촉에 수액을 발라 무기로 사용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새들에게는 큰 독성이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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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라 크레피탄스의 열매를 먹고 있는 금강앵무

 

특히 금강앵무(Macaw)의 경우 번식기가 다가오면 영양보충을 위해 강력한 부리로 후라 크레피탄스의 열매를 부수고 과실을 뜯어먹는데, 알고 보니 이를 먹은 후에는 특정한 진흙을 섭취해 몸 안의 독소를 중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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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성 중화를 위해 집단으로 진흙을 섭취하고 있는 금강앵무


강력한 독성에도 불구하고 후라 크레피탄스는 관리가 쉽고 잘 자라며 잎은 하트 모양과 광택을 자랑하기 때문에 관상용 식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움 뒤에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팜므파탈 같은 나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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