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71] 난향(蘭香, 기생)

난향의 연기는 15세요, 고향은 평양이라.

11세부터 기생이 되어 서재를 평양에서 다니다가, 13세에 경성으로 올라와 무부기조합 창시초부터 무부기로 나왔는데, 가히 장래에는 무부기의 시조라 하여도 가하리로다.

 

노래는 대강을 일반으로 능하나(기본적인 부분들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잘하지만) 조합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중인고로 장래에는 더욱 잘할 것이라.

 

양금은 익숙하고 춤은 춘향무와 경자춤, 검무 등이라.

 

아직 나이도 어리거니와 양친 슬하에서 어린아이 같이 귀여움을 받고 지내는 까닭인지 얼굴에는 어느 때던지 반점의 근심도 나타나지 않고, 항상 방글방글 웃는 모양이며 아리잠직한 눈 맵시는 진실로 미인이라 하겠도다. 지금 이렇듯 아름다운 것을 보면 장래에는 유순한 기생이 하나 생길 것임을 의심치 아니하리로다.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난향(蘭香)


그러나 그 가슴에는 무엇이 있는고.

역시 화류계에서 웅비한 명기가 되고자 하여 반목에 그 경륜이 충일하였으리니, 직업의 호부는 물론하고 성공하는 마당에는 모두 일반이라 하리로다.
(유명한 기생이 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일에도 철저히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니, 어떤 일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행동은 모두 비슷하다는 뜻)

【매일신보 1914.05.02】

– 연기(年期): 일 년을 단위로 하는 기간. 나이
– 서재(書齋): 기생학교를 칭하는 말
– 무부기조합(無夫妓組合): 정해진 기둥서방이 없는 기생들의 단체
– 대강(大綱): 자세하지 않게 기본적인 부분만 들어 보이는 정도로
– 일반(一般): 서로 마찬가지의 상태. 비슷한
– 반점(半點): 매우 적은 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요즘은 ‘한점’을 주로 쓴다.
– 아리잠직: 얌전하고 어린 티가 있는 모양
– 유순(柔順): 성질이나 태도, 표정 따위가 부드럽고 순함
– 웅비(雄飛): 기운차고 용기 있게 활동함
– 반목(反目): 서로 경쟁하며 시기함
– 경륜(經綸): 포부를 가지고 일을 조직적으로 계획하는 것
– 충일(充溢): 가득 차서 넘침
– 호부(好否): 좋음과 나쁨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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