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단 한 명의 여고생을 위한 일본 기차역’ 팩트체크

최종수정 : 2025-06-30 @21:00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매일 아침·저녁, 단 한 명의 여고생이 무인역에서 기차를 타고 등·하교한다는 소식이 퍼지며 “일본의 한 기차역에서 하루 두 번, 단 한 명의 여고생을 위한 특별열차가 운행된다“는 이야기가 SNS를 통해 확산됐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곧바로 한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수많은 블로그와 SNS 사용자가 동화같은 사연을 공유했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1


💡 결론부터 말하면:

O 사실 : 한 명의 여고생이 이용하는 일본 철도역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 의문 : 철도회사가 여고생을 위해 노선 폐지를 연기했다는 주장은 의문의 여지가 있다.
X 거짓 : 여고생을 위해 하루 두 번 시간을 맞춰 운행한다는 내용은 거짓이다.

 

원본 이야기: 아사히 신문 칼럼

이 이야기의 최초 출처는 아사히 신문의 연재물 ‘요즘 아이들(いま子どもたちは)’ 중 2015년 1월 7일자 칼럼이다.

 

칼럼은 JR세키호쿠선의 규시라타키역(旧白滝駅)을 무대로, 무인역에서 아침·저녁 두 차례 기차에 몸을 싣는 엔가루 고등학교 2학년 하라다 카나(原田華奈, 17)양의 하루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주변에는 몇 채의 민가만 있을 뿐이며, 상행선 하루 3회, 하행선 하루 1회만 정차하는 이 작은 역이 그녀의 ‘전용역’처럼 느껴진다는 주제이다.

[요즘 아이들] 기차 통학 : 하루 한 번, 다음 차는 없다. / 2015년 1월 7일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3

가는 눈발이 날리던 지난 연말 어느 아침.

고즈넉한 은백의 세상에 놓인 두 개의 레일. 그 옆에는 4조반* 크기의 대합실.

홋카이도의 아사히키와~아비시리를 잇는 JR세키호쿠선(石北線)의 규시라타키역이다.(엔가루 마을)

 

땡, 땡, 땡…


오전 7시 15분경, 열차가 접근하면 근처의 건널목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다.

기온은 영하 10도. 무인역인 이곳에서 열차에 탑승한 것은 여고생 뿐이었다.

도립 엔가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하라다 카나(原田華奈, 17). 집에서 역까지는 차로 약 5분.

하라다는 데려다준 부모님을 배웅하고 역으로 향한다.

 

규시라타키역은 철도 마니아들로부터 ‘비경(경치좋은) 역’으로 불린다.

근처에는 불과 몇 채의 민가만 있고 상행선 1일 3회, 하행선 1일 1회만 운영 중이다. 이 하행선 한 번이 하라다가 아침 등교에 이용하는 기차다.

 

놓치면 다음 기차는 오지 않는다. 약 6km 떨어진 근처의 시라타키역에 9시 기차가 있지만 이것을 타면 수업에 늦는다.

실은 1번 기차를 놓쳐 부모님의 차로 등교한 적도 있었다.

“갓 입학해서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문제없어요.”

 

아침 열차는 2량으로 편성되어 규시라타키역을 출발할 때는 이미 수십 명의 승객이 타고 있다.

대부분은 엔가루 고교 재학생들. MP3로 노래를 듣거나 스마트폰을 만지고, 시험기간에는 책을 펼치고 공부하는 학생도 있다. 엔가루 역까지는 약 35분. 아침의 차량은 고요한 날이 많다.

 

엔가루로 향하는 기차 내에는 ‘암묵의 룰’이 있다. <1-2학년은 1호 차에, 3학년은 2호 차에 앉을 것> 언제부터인가 엔가루 고교에 전해져 온 전통이다.

하라다는 매일 1호 차 뒤쪽의 박스석에 앉아있다. 항상 마주하고 가는 친구가 바로 앞의 역에서 먼저 타서 그곳에 앉아있기 때문에 하라다의 자리도 그곳이 되었다. 다른 학생들의 자리도 매일 같은 자리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이 ‘질서’가 때때로 훼방 받는다. 아무것도 모르고 탄 관광객들이 앉아 버릴 때가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약간의 찜찜함을 느끼며 평소와는 다른 자리에 앉는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5

지금이야 매일 아무렇지 않게 타게 되었지만 하라다의 기억에 남는 ‘열차 데뷔’는 중3. 바로 고등학교의 합격 발표날이었다.

“부모님께 ‘이제 매일 기차 타게 되었어’라고 말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에도 기차는 타보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어렸고, 외출시에는 부모님의 차를 탄 것이 전부였다.

 

보통의 역에서는 열차가 늦으면 역무원이 알려준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다르다.

하라다가 평소처럼 규시라타키역에 도착해도 열차가 오지 않는 날이 있다. 하지만 무인역에서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럴 때는 스스로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같은 무인역이지만 규시라타키역보다는 승객이 많은 바로 앞의 시라타키역은 역사에 방송시설이 있다. 그곳과 연결된 엔가루역의 직원이 열차의 지연과 도착 예상시간을 알려주면 시라타키역을 이용하는 동급생 마호에게 연락해 보는 것이다. 시간이 너무 지체된다 싶으면 부모님의 차로 시라타키역으로 가서 동급생과 함께 기다린다.

‘정확하게 운행하는 고마움’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귀가도 선택은 적다.

오후 7시경, 궁도부 활동을 마치고 엔가루 역에서 출발하는 오후 7시 25분 기차를 타야 한다. 이것이 막차다. 모임이 길어지면 간신히 도착하게 되어 역무원 아저씨에게 핀잔을 듣는 수가 있다.

시험으로 학교가 일찍 끝나버리는 경우도 곤란하다. 막차의 바로 앞 시간이 오후 4시 12분. 이 차를 놓치면 3시간을 기다려 막차를 타야 한다.

“모두 하교할때도 기차조(기차로 등하교 하는 학생들)는 못 가요. 자유롭게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하죠” 역에서 3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엔가루 고등학교의 전교생 580명 중 하라다와 같은 방면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이 수십 명이다. 이들과 반대 방향인 비호로역에서 1시간 20분 동안 특급 오호츠크 열차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도 몇 명 있다. 하라다와 마찬가지로 하나뿐인 기차를 놓치면 지각인 학생들이다.

 

한 번은 열차가 자주 오가는 삿포로 역에 갔을 때, 하라다는 마음속으로 ‘와우’라고 외쳤다.

1대를 놓쳐도 몇 분 후 다음 기차가 온다. 그런 도시의 전철 통학에 대해 하라다는 “조금 부러웠어요”라고 하면서도 “노선이 너무 많아 무서워요. 기억할 수나 있을까”라고 말한다.

 

한정된 개수의 기차 통학은 곤란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항상 있는 일이니까 익숙해졌습니다”라며 하라다는 단 1개 뿐인 하행 열차를 타고 씩씩하게 등교했다.

 

– 겨울, 북쪽의 대지에서 열차로 통학하는 고교생들을 만나다. (사토 케이코)
원문: digital.asahi.com (공개기간 종료/ 일부 캡쳐본)

*– 한국에서는 집의 넓이에 “평수”라는 개념을 사용하지만 일본에서는 ‘다다미’라고 한다.
– 다다미 1장의 크기 : 세로 → 1.8m, 가로 → 90cm (다다미 2장이 약 1평)
– 1조=다다미 1장 / 6조= 9.9m²(기본적인 방의 크기이고 대략 3~4평정도)
– 다다미를 기준으로 방을 4조반, 6조, 8조, 10조 등 짝수로 나눈다.

 

💡 기사 내용 요약

 

주인공: 하라다 카나(原田華奈, 17세) – 도립 엔가루 고등학교 2학년
이용 역: 규시라타키역(旧白滝駅) – JR세키호쿠선
운행 현황: 상행선 1일 3회, 하행선 1일 1회

 

■ 등교 과정
출발: 오전 7시 15분경 규시라타키역에서 탑승
소요시간: 엔가루역까지 약 35분
특징: 놓치면 다음 차가 없어 지각 확정

 

■ 하교 과정
막차: 오후 7시 25분 엔가루역 출발
도착: 오후 8시 6분 규시라타키역 하차
어려움: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에는 3시간을 기다려야 함

 

■ 무인역의 일상
칼럼은 하라다가 추위 속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1·2학년은 1호 차, 3학년은 2호 차에 앉는다는 ‘암묵의 룰’을 따르는 모습까지 전했다. 방과 후 궁도부 활동을 마치고 오후 7시 25분 막차에 오르는 장면, 열차를 놓치면 부모님의 차로 시라타키역까지 이동해야 하는 절박함은 이야기의 핵심이다.

 

칼럼 내용과 다른 국내 언론 보도

  • 1. 역 이름부터 달랐다

국내 언론은 모두 카미시라타키(上白滝駅)역이라 보도하고 있지만, 해당 칼럼에서 언급된 역은 규시라타키(旧白滝駅)역이다.

 

화제가 되면서 한국·일본 위키백과 모두 카미시라타키역 항목에 여고생 이야기를 덧붙여 두었으나, 일본 위키백과에서는 ‘부정확한 정보’로 곧 수정되었으며 현재는 한국 위키백과에서도 해당 이야기는 사라졌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7
▲ 한국 위키백과 카미시라타키역 항목(링크)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9
▲ 일본 위키백과 카미시라타키역 항목(링크)

 

  • 2. 열차 시간표 분석의 오류

JTBC 뉴스 도입부에 등장한 카미시라타키역 열차 시간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왜곡된 이야기의 허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11
▲ JTBC [앵커브리핑] 공공을 위한 약속…’기차가 서는 간이역’ 보도 (링크)

 

아래는 원본 카미시라타키역의 열차 시간표 사진이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13
▲ 엔가루행 방면 오전 7시 4분 / 아사히카와행 방면 오후 5시 8분

 

SBS도 동일한 시간표를 활용해 카드뉴스(링크)를 만들었지만, 두 언론사가 간과한 것은 실제 등·하교 소요 시간이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15

 

아래 노선표를 보면 규시라타키역에서 엔가루역까지는 약 35분이 걸린다. 보도에서 언급된 카미시라타키역은 두 정거장 더 떨어져 있어 같은 구간을 이동하는 데 약 41분이 소요된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17
▲ 열차 노선표. 카미시라타키(44) – 큐시라타키(46) – 엔가루 (50)

 

즉, 여고생이 수업 종료 후 카미시라타키역에 내려서 집으로 귀가하려면,
– 오후 4시 27분까지 엔가루역에 도착해 열차를 기다려 탑승하고,
– 41분 뒤인 오후 5시 8분에 카미시라타키역에 내려야 한다.

 

그러나 엔가루고등학교에서 기차역까지는 도보로 23분이 소요된다. 설령 학교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해도 최소 10분이 필요하다. 여기서 실은 수업 종료 시각이 오후 4시 30분. 애초에 4시 27분 열차는 탈 수 없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19
▲ 엔가루 고등학교에서 기차역까지 지도

 

결국 ‘여고생 통학 시간에 맞춰 기차가 정차한다’는 이야기는 실체가 없는 과장이다.

 

반면, 여고생이 실제로 이용한 규시라타키역에는 상행선 열차가 하루 3회(오후 2시 8분, 4시 53분, 8시 6분) 정차한다. 아사히신문 칼럼에 따르면 그녀는 엔가루역에서 오후 7시 25분 막차를 타고, 오후 8시 6분에 규시라타키역에 하차했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21
▲ 규시라타키역 열차 시간표. 상하행 총 4회 정차한다.

 

그렇다면 SNS에 왜곡된 이야기가 퍼진 이유는 무엇일까?

 

더 큰 감동을 위해 ‘단 한 명의 여고생을 위해 하루 한 번만 정차한다‘라는 극적인 서사를 선택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규시라타키역 상행선은 하루 3회, 하행선은 1회 운행되는 평범한 통근열차였지만, 누군가를 위해 한 차례만 멈추는 이야기로 바꾸는 순간 훨씬 더 드라마틱해 보였던 것이다.

 

  • 3. ‘하루 두 번 특별열차 운행’은 오해

심지어 SBS 카드뉴스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철도회사는 통학 시간에 맞춰 기차를 하루 2번 운행했습니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23

 

이 표현은 마치 한 여고생을 위해 전용 열차가 운행된 것처럼 오해를 부른다. 실제로는 여러 편의 기차가 운행 중이며, 카미시라타키역에는 그중 ‘하루 2회만 정차’했을 뿐이다. (실제로는 규시라타키역에 하루 4회 정차)

 

  • 4. 사진 자료의 문제

아사히신문 칼럼에는 규시라타키역의 면적을 다다미 4½장(약 2~3평) 정도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 역의 모습도 칼럼에서처럼 소박하고 아담한 규모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25
▲ 규시라타키역 대합실

 

하지만 SBS를 비롯한 국내언론사들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보도 내용대로 카미시라타키역의 사진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여기서 문제는 규시라타키역의 사진도 섞어서 사용했다는 점이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27
▲ 보기에도 규모가 큰 카미시라타키역

 

SBS 카드뉴스를 비롯한 매체들은 ‘하루 두 번 운행’이라는 내용을 뒷받침 하기 위해 카미시라타키역과 규시라타키역 사진을 무분별하게 뒤섞었다. 규시라타키역을 카미시라타키역으로 오인시킴으로써 ‘전용역’ 이미지를 강화한 것이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29
▲ 같은 기사에 사용된 건물이 좌측은 카미시라타키역, 우측은 규시라타키역으로 다르다. (아래는 원본 사진)

 

언론이 두 역을 섞어 보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여고생이 함께 찍힌 사진은 실제 통학역인 규시라타키역에서만 확인되기 때문이다. 반면 카미시라타키역에서는 당연하게도 그녀가 등장한 사진이 단 한 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규시라타키역 대합실은 계절과 촬영 각도가 다른 수십 장의 동일 장면 사진이 쉽게 검색되어, ‘단순히 각도나 시기로 인한 차이’로 보기 어려울 만큼 명확한 일치성을 보여준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31
▲ 각각의 사진 속 규시라타키역은 알아볼 수 있을만큼 일치한다

 

  • 5. 허위 인터뷰 문제

SBS 카드뉴스가 인용한 ‘JR홋카이도 감동 인터뷰‘는 사실 공식 출처 없이 SNS에서 떠도는 소문(카더라)에 불과하다. 국내 공중파 언론이 일본 철도회사의 공식 입장 하나 확인하지 않고, 근거 없는 인터뷰를 마치 사실인 양 보도한 점은 참으로 황당하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33

 

JR홋카이도 측 공식 인터뷰가 확인되면 해당 내용을 수정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금까지 설명했듯 ‘카미시라타키역의 유일한 여고생 승객‘이라는 표현 자체가 역명을 잘못 사용한 것이며, 이를 ‘규시라타키역’으로 바로잡는다 해도 폐쇄 대상 역이 여럿(아래 설명)이라 설득력이 떨어진다.

 

역 폐쇄의 실상

그렇다면 여고생의 졸업을 위해 역 폐쇄가 연기된 것은 사실일까?

 

JR홋카이도는 2016년 3월, 이용객이 극히 적은 8개 역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그중 시라타키 지역의 규시라타키(旧白滝駅), 카미시라타키(上白滝駅), 시모시라타키(下白滝駅) 세 역이 포함되었다. 이로 인해 약 41km 구간에 대중교통이 완전히 끊겼다. 이는 한국의 서울∼수원 구간과 맞먹는 거리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자동차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해진 셈이다.

 

한국 언론이 강조했던 ‘사람 냄새’와 ‘공공성’이 무색할 정도로 냉혹한 결정이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35
▲ 폐쇄된 41km 열차 구간


결국 이번 폐쇄는 민영철도회사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일 뿐이다. 여고생의 졸업식 일정과 시기가 우연히 겹치며 화제가 되었지만, 특정 역만을 위해 폐쇄 시점을 조정하거나 연기한 사실은 전혀 없다.

 

이야기가 왜곡된 과정

이야기가 퍼져나간 흐름을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1. 아사히 신문 칼럼(2015년 1월) ⇒

2. 사라지는 역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방영 ⇒

3. 칼럼과 다큐 내용이 섞이며 변형되어 해외로 확산 ⇒

4. 일본으로 역수입되어 SNS에서 화제 ⇒

5. 한국 언론에서 감동적인 스토리로 재가공되어 보도.

 

카미시라타키역과 규시라타키역은 모두 승객이 극히 적어 2016년 3월 25일 마지막 운행을 마치고, 다음 날인 3월 26일에 폐쇄되었다. 최초 정보를 전파한 이가 하루 왕복 1회 운행에 불과한 카미시라타키역과 여고생 통학담이 전해진 규시라타키역의 이야기를 뒤섞어 과장·왜곡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례를 통한 교훈

국내 언론사들이 이런 실수를 저지른 이유는 애초에 원하는 결론을 정해 놓고 기사를 작성하면서 명백한 오류마저 간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 한 명의 여고생을 위한 일본 철도역’ 사례로 사회 인프라의 책임과 공공성을 환기하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선별적 자료 인용과 객관성 상실은 오히려 언론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 홋카이도 내륙의 외진 마을. 37

 

힘든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학창 시절을 보내는 평범한 여고생의 모습은,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도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작은 꽃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눈발이 흩날리는 플랫폼에서 홀로 기차를 기다리는 그녀의 일상은 그 자체로 충분히 숭고하다.

 

하지만 그 숭고함이 언론의 화려한 수식과 의도된 감성 서사에 가려져 진실의 빛을 잃는다면, 그 아련한 감동마저 왜곡된 보도로 남을 뿐이다. 감성에 휩쓸리기보다 진실을 확인하려는 작은 등불이야말로 어둠 속에서도 진실의 궤적을 비추는 유일한 길잡이이고, 그 길 위에서야 비로소 과장 없는 진정한 감동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공유하기:

“‘단 한 명의 여고생을 위한 일본 기차역’ 팩트체크”의 1개의 댓글

댓글

의견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이 페이지의 콘텐츠를 복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