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일백인(藝壇一百人) [3] 채련(采蓮, 기생)

「아나타 소레카라 도오시타노? 혼토오니 맛테다와」

 

물 흐르듯 하는 일본말은 홍문석골(弘門洞) 이학로(李學魯)의 기생, 채련(采蓮)이로다.
나이는 사오(4×5) 이십이오, 얼굴은 백부용(白芙蓉)이로다.

 

가곡은 사조(사설시조)로부터 잡가, 심지어 「군밤이요~삶은 밤이로구나」까지 슬슬 녹고 일본 잡가도 양두(讓頭) 하지 않을 모양이라.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1
▲ 채련(정조운)


고향 창원에 있을 때는 14~5세부터 기생 노릇을 하였으며 그때의 성명은 정조운(鄭朝雲)이니 일찍 일본 동경으로 건너가서 신교(新橋), 적판(赤坂), 유원(柳原)으로 돌아다니며 일본 기생과 섞여 다니기도 하였으며, ‘샤미센(三味線)’도 뜯을 줄 알았더라.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3
▲ 백부용(白芙蓉)

 

“삼 년 동안을 동경에서 지내다가 다시 창원으로 돌아오나 뜻대로 되는 일은 도무지 없고, 이상에 맞는 적당한 남편을 구하려 했으나 하향(遐鄕) 구석에서는 적당한 남편감이 눈에 보이지 아니하여 「에라 그만두어라. 이왕 나선 김에 큰 지방에서나 놀아보자」하고 서울로 뛰어올라왔습니다.”

 

“그러나 막상 올라와 보니 시골이나 서울이나 다 마찬가지야요. 제가 서울서 기생 노릇한지는 한 달 남짓 하였습니다마는 전에 있던 기생 화향이 보다는 여러 손님께서 저를 더 사랑하시는 듯하옵디다.”

 

“그렇지만 어떤 손님은 나더러 아주 천생 깍쟁이로 타고났다 해요. 계집사람은 성품이 깍쟁이 소리를 듣는 계집이라야 정말 똑똑한 계집, 아니 기생이지요. 「그러면 너는 평생 기생 노릇만 해 먹으려느냐?」 하시는 말씀도 있겠지만 기생은 그럴수록 흥정이 많답니다. 「아, 오카시이 혼토오니 소나노요」 하하하”

【每日申報. 藝壇一百人(三).채련 1914.01.30.】

– 백부용(白芙蓉): 하얀 히비스커스 꽃.
– 양두(讓頭): 지위를 넘김.
– 신교(新橋): 일본 도쿄도 신바시(しんばし).
– 적판(赤坂): 일본 도쿄도 아카사카(あかさか).
– 유원(柳原): 일본 도쿄도 야나기하라(やなぎはら).
– 샤미센(三味線): 일본 전통 현악기.
– 하향(遐鄕): 시골.

■ 매일신보에서는 1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연재했는데, 이 기사의 제목을 「예단일백인(藝檀一百人)」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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